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는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아 오랫동안 우리를 따뜻하게 위로하는 이야기들이 있죠.
저에게는 바로 '아슈빈 쌍신'의 신화가 그런 의미로 다가왔어요.
여러분은 아슈빈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나요?
힌두 신화에 등장하는 이 쌍둥이 신은 '말을 길들이는 자' 혹은 '말에게서 태어난 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그들은 단순히 말과 관련된 신이 아니에요.
아슈빈은 여명과 황혼을 관장하는 신이자, 무엇보다도 의술과 치유의 능력으로 이름높은 존재랍니다.

태양신의 아들로 태어난 아슈빈 형제는 늘 함께 곁을 지켰어요. 새벽이 되면 금빛 마차를 타고 하늘을 가로질러 인간 세상으로 내려왔죠. 낮 동안에는 세상 곳곳을 누비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다녔고요. 그들의 눈에 띈 건 병마와 고통으로 신음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아슈빈은 의술의 신으로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죠. 눈 먼 자들에게 빛을 선사하고, 불구가 된 이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었어요.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들에겐 생명의 기적을, 상처 입은 영혼들에겐 따스한 위로를 건넸죠. 그들에겐 신분의 귀천이 없었어요. 고통받는 모든 이가 손을 내미는 곳에는 언제나 아슈빈이 함께했으니까요.
이 신화를 음미하다 보면 문득 깨달음을 얻게 돼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빛도 있지만 어둠도 있다는 걸요. 고난과 역경, 절망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죠. 하지만 그 깊은 터널을 지날 때면 우리 곁에도 아슈빈처럼 손을 내미는 이들이 있어요. 묵묵히 옆을 지켜주고, 때론 삶의 지혜로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고마운 존재들 말이에요.
제가 아슈빈의 이야기에 끌리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어요. 그들은 수천 년의 시공을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거든요. 우리도 각자의 삶 속에서 아픔을 겪고 절망에 빠질 때가 있잖아요.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아슈빈이 되어준다면, 우리는 그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내 아픔을 알아주고 위로의 손길을 건네는 사람.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아슈빈이 될 수 있습니다.
힌두 신화 속 아슈빈의 이야기는 오늘도 우리 가슴에 따스한 메시지를 전하네요. 삶의 황혼이 찾아와도, 내 영혼이 병들고 지칠 때에도 희망을 잃지 말자고.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는 한,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니까요.
이제 아슈빈과 함께 마음의 여정을 떠나볼까요?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치유와 회복을 향한 희망의 빛을 발견하는 여정 말이에요.
그 길 위에는 분명 당신을 향한 누군가의 손길도 마주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 모두 누군가의 아슈빈이 되어, 오늘도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따뜻한 동행을 이어갑시다.
아슈빈은 힌두교 신화에 등장하는 쌍둥이 신으로, '말을 길들이는 자' 혹은 '말에게서 태어난 자'라는 뜻입니다. 나사티아(Nasatya)와 다스라(Dasra)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죠. 이들은 여명과 황혼을 관장하는 신이자 의술과 치유의 신으로 숭배받았습니다.
아슈빈의 출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태양신 수리아(Surya)와 여신 상즈냐(Saranyu)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상즈냐와 결혼한 수리아는 시바신의 또 다른 형상인 비바스완(Vivasvat)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초기 신화에서 시바와 수리아가 동일시되었는지는 분명치 않아요.
베다 문헌에서 아슈빈은 매일 새벽 금빛 마차를 타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청년의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그들은 병마를 물리치는 신의(神醫)이자 악인을 응징하는 존재로도 묘사되죠. 또한 베다에는 물에 빠진 이를 구하는 아슈빈의 이야기가 자주 언급됩니다. 아슈빈 형제는 늘 함께 행동하는데, 기원전 5세기 인도의 문법학자 야스카(Yaska)는 그들 중 하나는 밤의 아들이고 다른 하나는 새벽의 아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슈빈은 베다 시대 아리아인들이 가장 숭배했던 신 중 하나였어요. 리그 베다에만 376회나 그들의 이름이 등장하고, 57개의 찬가가 아슈빈에게 바쳐졌다고 합니다. 인드라, 아그니, 소마 다음으로 언급이 많은 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서사시 『마하바라타』에도 아슈빈에 얽힌 다양한 전설들이 담겨 있습니다. 판다바 5형제 중 막내 쌍둥이인 나쿨라와 사하데바가 사실은 아슈빈의 아들이라는 이야기도 있죠. 아버지를 닮아 쌍둥이로 태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베다 신화에서 아슈빈의 지위는 인드라 등 다른 신들에 비해 낮았어요. 신이면서도 의사라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드라는 연회에 아슈빈을 초대하기를 거부했다고 해요. 이후 비슈누와 시바 신앙이 확산되면서, 아슈빈을 비롯한 베다 시대의 옛 신들은 인도 신화 속에서 서서히 주변부로 밀려나게 됩니다.
그럼에도 아슈빈은 고통받는 이들을 구제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신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앞 못 보는 이의 눈을 뜨게 하고, 불구자를 일으켜 세우며, 젖 안 나오는 암소를 젖 나오게 하고, 아이 못 낳는 여인을 득남하게 하는 등 여러 기적을 행했다고 전해지죠. 늙은 현자에게 젊음을 되찾아주기도 하고, 병자와 상처 입은 이들을 치유하기도 했습니다. 물에 빠진 이들을 구하고 악인에게 묶여 물에 던져진 이를 구출하는 이야기도 자주 등장해요. 전쟁터에서 다리를 잃은 여인에게 철로 된 의족을 만들어주기도 했다고 하니, 그들이 남긴 치유와 구원의 이야기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악귀를 물리치는 능력 또한 지녔다고 하네요.
이렇듯 의술과 자비, 치유의 신으로 숭배받은 아슈빈 형제. 비록 인도 신화 속에서 그들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아졌지만,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는 존재로 오랫동안 사랑받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슈빈이 남긴 이야기와 정신은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